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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산다

버려진 성곽에도 사람은 찾아오나니
















신학기가 되었다. 나는 두 달이 넘게 쉬었으니 이제 깨어나야 된다고 생각했다. 봄을 기다렸다. 괜히 그런 건 아니고 깨어나는 만물에 감응하기 위해서였다니깐. 무리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고, 다음날도 그러려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학교까지 1시간 30분이 걸리는 나로서는 컴퓨터를 어루만져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난 SD카드까지 잊어버려서 의욕을 상실했다. 동두천 시장과 구례의 강아지들, 현아와 다녀왔던 카페며 기억나지 않는 이미지들이 모두 다 날아가버린거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SD카드와의 덧없는 이별에 난 한동안 체념해버렸던 것이고!

주인에게 사랑받지 못한 블로그는 그래도 크게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방문객이 하루에 100명 이상은 와 주니까. 열심히 할 때 300명 오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긴 하다만, 그래도 정말 놀랍다. 유입 경로를 일일이 보던 취미는 이제 사라졌지만 다들 감사하다. '장어'를 검색하셨든, '군인'을 검색하셨든, 여기에 들르는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을 보지 못하고 접속을 끊을 당신에게도.




* 사진은 지난 일요일, 휴가 나온 홍장을 종로에서 만났을 때 밥먹고 구경하러 들어갔던 픽스딕스에서 찍은 사진을 찍은 것이다. 호시탐탐 내 손에 납치할 기회만 노리는 파나소닉 GF2로 홍장이 찍은 내 사진인데,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