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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치!/음반

감정 많은 세 남자, 포맨(4MEN)의 미니앨범 Sorry!


포맨(4MEN) - Sorry [Mini Album]
음반>가요
아티스트 : 포맨(4MEN)
출시 :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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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름이 그새 바뀌었나? 분명 INDIVIDUALITY였는데 SORRY로. ㅎㅎㅎ


                                  

어느새부터인가 내 귀에 자주 들리기 시작한 포맨. 숫자가 들어간 그룹 이름은 흔하고, 또 그들이 그러한 숫자를 붙인 이유는 어이없게도 단순해서 그다지 실력파 그룹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뭐, 세 명의 구성원에 그들을 사랑하는 팬까지 네 명, 그래서 포 맨인가? 이런 식으로 코웃음쳤을 뿐. 그런데 이들이 우리 학교 자과캠 축제에 와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쓸어가버리고, 남자 애들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악을 쓰며 연습하는 모습에 호기심이 일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이들을 잘생겼다고 좋아하던 절친한 친구 부엉.

그러다 위드블로그에 저렇게 써서 당첨됐다. 박기영에 이은 두 번째 음반을 받게 된 것이다. 친구에게 "이번에 새로 나온 4men 음반 들어봤어?" 라는 문자를 날렸더니 아직이란다. 그만큼 따끈따끈하다는 거겠지. '니가 너무 예쁘잖아~~ ... 숨을 쉴 수가 없어~ 내 눈엔 너만 보여' 를 가사로 하는 그 노래는 정말 눈 멀도록 낭만적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목소리로 들어본 적은 전무하고, 영상제작과정 사람들과 함께 간 노래방에서 노래 기막히게 잘 부르는 울 조 오빠의 노래밖엔 들어보지 않았다.
                                                                                                                                                    씨디가 오기 전까지 미리 들어보는 수고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틀었던 씨디. 그저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플레이 버튼을 누른순간 깜짝 놀랐다. 너무도 걸출한 노래실력 때문에. 김범수 못지않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류의 soul 충만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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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그녀가 내려와

사랑하는 이가 비처럼 내려온다는 재미있는 발상이 엿보이는 음악. 향긋한 커피 한 잔과 함께라면 더없이 그윽할 것 같다. 비 오는 날에는 소리가 더욱 멀리 간다지? 비오는 날 거리에서 이 노래가 울려퍼진다면 도시가 아름다울 것 같다. 사랑하는 이와 하나되는 떨림, 짜릿함이 손끝까지 전해진다. 세련된 기교와 감정 담뿍 담긴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 마음에 든다. R&B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게 딱 맞는다. 두 번째 곡 Hello의 인트로라고 나와 있는데,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재생시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누군지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것 같다.

002 Hello

아까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이 전주. 아까는 아스라이 묻혀있던 것 같았던 목소리가 조금 더 선명하게, 그래서 귀에다 대고 노래 불러 주는 것 같이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 가사가 다소 단순해서 차라리 ‘그녀가 내려와’의 절제한 표현이 더 마음에 든다. 이들의 목소리는 이렇게 활기찬 멜로디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이야? 다소 슬퍼서 처진 기분이 든다 해도 이렇게 경쾌한 노래는 잘 듣지 않는다. ‘-입니다’ 식의 어투도 다소 낯뜨겁다.

003 미안해

앞의 두 곡보다 담백한 목소리의 보컬이 나타났다. 그러나 감정은 더욱 애끓는다. 피처링한 여성의 목소리는 남성보다 슬프지 않아 감정이 안 맞아 보인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노래하는 부분에서 남성은 음색과 높이를 다르게 하고 바꾸는데 그다지 잘 안 맞는다. ‘미안해’하며 남성이 거친 소리를 내는데 이것이 과하게 느껴진다 T_T CD로 듣고 있기 때문일까? 이를 실제로 부르는 모습을 본다면 감동받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듀엣곡에 남성이 두 명 나오는 것은 주의를 분산시킨다구! 여자는 담담해서 의아하다.
노래는 물론 목소리에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담으면 되는 거지만 가사에는 이다지도 슬퍼할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들이 만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서야’ 만난 이들은 사랑을 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시작하는 이들인 것 같다. 상식적으로 이들의 감정은 지난날을 깡그리 잊고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고 사랑에 대한 기대로 가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헤어지는 이들처럼 목에 핏대세우면서 울다니.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인가?? 듣는 나는 의아하다.

004 후회한다

최소한의 반주로 쓸쓸하고 애달픈 남자의 후애(後愛)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몰랐똔 그때로~ 가고싶따아아아 정말 후회한다” 작은 반전도 있어서 노래가 늘어지지 않고 기승전결을 잘 갖춘 느낌이 드는군. 이 보컬의 특징은 목에 스크래치 내는 것이군. 목 아프시지 않을지 걱정된다. 아까 노래보다도 감정이 이해된다.

005 지하철을 타봤어

여성의 가녀린 독백이 가슴을 타내려가게 할 것 같아. 목소리가 한효주 언니 같다.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타는 지하철에도 사랑하는 이와의 추억이 서려있는 건 이별한 연인들에겐 고문일지도 모른다. 떠나간 사람의 기억에서 한 시도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006 미친듯해

이건 취중진담이네ㅋㅋㅋ 유명 가수들을 듣고 있는 느낌이다. 감정 충만한 그대들- “미췬드태 니 넴쌔가 기윽조챠 난 나지 않치만 이줴에에에에에에엔!!” 너무나 충만한 감정 처리가 오래고 듣기엔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첫 부분의 목소리와 마지막 부분의 목소리가 같은 이라는 게 놀라울 만큼! 이게 진정한 Face off인가요.

007~021 MR들

그리고 이런 미친듯한 센스는 모다? MR을 따로 실어준 이 센스는.... 듣자하니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마음 있는 여자 앞에서 갈고 닦은 노래 솜씨 뽐내며 열창할 만 한데, MR 유용하겠다.

MR을 일부러 들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Neyo의 Because of you를 연습하기 위해 다운받아서 따라부르며 들어본 적은 있어도. 하지만 이번 음반은 리뷰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MR도 듣는 중이다.

후배 중에 사람 목소리가 나오는 음악은 듣지 않는다는 놈이 있었다. 음에만 집중하는데도 모자라다나 뭐라나. 가사까지 있으면 주의가 분산된단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음만 들으면 허전한 범인인 내 생각이다. 그런데 'MR만 들으니 목소리에 묻혔던 노래의 진가가 발휘된다. 반주나 멜로디도 날 것으로 들을 수 있고. 4men의 목소리가 하도 개성있다보니 자신의 목소리로 이들의 노래를 느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멜로디가 무난해서 영상 만들 때 연인의 헤어짐을 다루는 장면에서 BGM으로 깔아도 괜찮겠다는.



전체적인 평
가사 : 노래를 들을 때 가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물론 음악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까다로운 기준을 가져 가려듣는 내게 목소리 또한 중요하지만 가사가 마음에 드는 곡은 곧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된다. 그런데 가사가 전체적으로 일차원적이고 직설적이라 그다지 맛이 없다. 물론 이들이 노래하는 것이 대부분 사랑이기 때문에 오는 한계도 있을 것이다. 사랑에 뭐 많은 말이 필요한가? 사랑에 겨우면 ‘사랑한다’ ‘미안하다’ ‘보고싶다’ 이런 단순한 말에도 많은 것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가사가 지루하기도 하다.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사랑 말고 다른 소재를 노래할 생각은 없는지?

목소리 : 브라운아이드소울 못지않게 소울 충만한 목소리라늬! 실력파 가수라는 타이틀에 전혀 논란의 여지가 없을 듯 하다. 가사전달력도 높고 여성들 자지러지게 만드는 기교도 탁월하다. 그런데 감정을 조금 더 담백하게 실었으면 좋겠다. 모르겠다. 노래 한 곡 듣고 소리내어 펑펑 울고 싶거나 감정의 해소를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픈 사람들은 이런 류의 음악을 좋아할지 모르겠어도 나의 입장에서는 오래 들을 만한 음악이 못 된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에 슬피 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 '미친듯해', 사실은 이 가사다!

오늘도 수레 취해 이이이있겠죠. 서툰 내 다암배가 익수캐져 니 하루가아아아 닌냄새가 이제 기억나지 아놔 조큼도 이즈면 나 갠차나지면 다씨씨자칼수인나효~~ 미췬드태 닌냄새가아 기윽조챠 난 나지 않치만 이췌에에에에에엔에에엔 지울쑤없어효~~ 너어~ 조금도 이즈면~ 나 갠차나쥐면 다씨씨자칼수인나효오오오오오 미췬드태 니 냄새까아 기윽조챠 난 나지 안치만 이췌에에에에에에엔에에에에 지울쑤업써요!! 넌너어~~~ 내 여페 흔저귀 다문 내 싸랑히 허떻게 헚어지나효!!! 미췬드태~~닌 냄새가아 기윽조챠 난 나지 안치만 이쩨에에에에에에- 이제에에에에에에엔.....

                                                               
나... 미친듯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