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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축제, 시장

광장시장, 복작복작 흥성흥성-소박한 삶의 광장


▲서울역사박물관의 <종로엘레지> 전시회에 설치된 광장시장 모형!

친구와의 행잉아웃의 잠정적 종점은 광장시장이었으니,
이는 오~래 전부터 함께 오고 싶던 곳이였다!
세상의 만물 말만 하쇼, 없는 게 없는 좌판에 치르르 전 부치는 소리, 잔에 담긴 출렁이는 동동주, 무엇이 안주인가. 우리네 세상 사는 이야기가 안주지. 얼쑤 흥난다.



어와 조화롭지 아니한가! 통큰 순대는 하나의 입에 넣기가 곤란하구나. 삐져나오는 순대가 반갑다, 고맙다
가난한 빈대떡신사가 되어도 좋다. 천 원짜리 네 장만 있으면 고소한 녹두전 배를 채운다. 위가 지르는 즐거운 비명이 들리는가? 양파 절임의 상큼함이면 기름의 느끼함은 없다.
누가 장수막걸리가 최고라고 했던가. 제아무리 장수막걸리가 좋다한들 생막걸리 앞에서는 맥을 못추리.


아아! 사실 수많은 광장시장 음식 중에서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부꾸미님이니... 어머니가 광장시장에 입문하게 도와준 이후로부터 광장시장에 가면 꼭 2개 이상은 사먹어서 혼나곤 하는 것이다. 부꾸미에도 위계가 있으니(적어도 내게) 찹쌀부꾸미보다 수수부꾸미를 제일로 친다. 흰 것이 약간 부끄럽기도 한 찹쌀부꾸미는 달기도 좀 너무 달다. 그러나 수수부꾸미는 겸양의 미덕을 지니고 있다.  지나치게 달지도 않은 팥소는 설탕 범벅의 단팥이 아닌, 솔직한 팥 본연의 그 맛이더라. 수수가 들어간 겉부분의 떡이 사실 백미다. 맛의 마루? 바로 이를 이르는 것이니, 너무 노골적이지 않은 쫄깃함과 구수한 수수의 향미가-

아 배고파....



광장시장의 종로5가역_
옛 지하철의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상당히 좋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 놈의 형제쯤 되는 것이 최신식 스크린에 밀려 '철거예정' 딱지가 붙은 걸 봤다.
다시는 못 볼까 조마조마한다. 가슴이 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