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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치!/공간

전남 구례에 갔다 왔군 구례? - 9월 22일, 23일



2010/10/14 - [공간] - 전남 구례에 갔다 왔군 구례? - 9월 20일, 21일


밤,

밤! 밤 천지!



추석이 밝았느냐 까치 우지진다
밤따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산에 큰 밤을 언제 따려 하나니



제가 말 했죠? 시골에 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밤 따기였다는 것!
밤, 감, 나물 이런 거 정말 좋아하는 할머니 입맛이에요!



할머니 집 앞 1분 거리, 개울입니다. 산으로 접어드는 길목이지요.



벼 익어가는 거 보셨어요? 아직 청신한 벼들이 햇살 따사롭게 쬐이고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 방향 전환 하지 않은 건 죄송합니다.


빠밤! 밤들의 천국. 제 미천한


귀여운 놈

옆모습 포착!

떼이!



할머니댁에 가면 항상 화장실에서 눈 마주치는 놈은 보들보들한 청개구리인데,
산에 가면 별 개구리 다 만납니다=_=
이 날도 황색 개구리(황소개구리는 아닐 거라 믿고 싶음) 만난 후에 또 징글징글한 놈을 만났습니다.
배 안에 색이 자극적이게도 주황색이었는데,
그 후에 1박2일 종로구 편(서울관광)을 보니 은지원이 만난, 무당개구리더군요.
깨끗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기특한 놈이더라고요!
반갑다 자식아.
날렵해가지고 사진 찍기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나비보다 힘들었다니깐용.


줍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인데도 포대는 가득합니다.

밤아, 야 너 둘러싸여있어서 따뜻하겠다



밤 주우면 세월가는 줄 몰라요.
게다가 제가 약간의 욕심이 있어서, 특히 밤 주울 때는 정말 무섭도록 땅바닥만 노려봅니다. 밤 어디 있나.
사진 찍은 것만도 참 기특한 한눈팔기입니다.

색 참 곱당.


이번 해가 추석 치고 일러서 더웠다고 앞선 포스팅에 언급했지용?
그래서인지 밤도 완전히 익은 편은 아니었답니다.
햇밤이 원체 그렇지만, 뭐 속 껍질이 수분 많아 찐득하고 슬슬 벗겨지는 그런 상태! 아시죠?
요 놈은 드물게도 잘 익었습니다.
할머니 밤 밭에 밤들은 그냥 다 벌어 있고, 후득후득 떨어지기도 다반사라,
굳이 나무를 흔들 필요도, 안 벌어 있는 것을 낫으로 깔 필요도 없어요.
떨어져 있는 거 줍는 것도 벅차요. 다 못 주워서 문제!
많이 주워드리면 할머니에게 좋은 거죠. 저도 좋고.

요놈은 작년에 주워서 OSI한테 자랑하려고 사진찍었던 밤! 참 크죠잉-





사진이 참 신비롭게 나온 거 같아요.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라는 구절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벌써부터 그 산의 햇살과 평화로움이 그리워요.
아무도 없이 자연과 저에게만(그리고 특히 밤따기에) 집중했던 시간.




완전 농부죠. 제 모습이에요.
할머니 댁에서만 할 수 있는
의상 컨셉이 있어요.

할머니 옷장 마구 뒤지기!
보물찾기!
몸빼 패션 구사하기!
편하면서도 멋스럽습니다. 정말!

밤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진흙에 빠지지 않도록 형광색의 장화 신어주는 거 잊지 말고요, 흐르는 땀 닦아줄 손수건도 빠지면 안 되어요.

그런데 지인들은 질색하더라는ㅋㅋㅋ



그런데, 구례를 아세요?
제가 제 자신의 일상사 기록에만 도취한 나머지
여러분께서 백이면 백, 구례를 모르실거란 사실을 간과하고 말았네요.
구례는 1편에서 밝힌 대로, 저희 엄마의 고향이세요.
지금은 외할머니 혼저 지키시고 계시지만,
엄마와 엄마의 오빠, 남동생(즉, 제겐 외삼촌들)의 추억이 굽이굽이 서린 곳이죠.

 


10월 28일 오후 6시 39분 현재 업데이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