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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치!/공간

집중 호우는 상처를 남기고- 성균관대학교 후문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었죠.
그걸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게 너무 늦었다고는 생각이 들지만 제가 지나가는 시간과 합일하려면 일단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SD카드 리더기를 구매해야합니다.
여하간, 2010년 추석은 울상이었습니다. 연이은 집중 호우로 과일, 채소값이 너무 올라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셨죠 어른들. 특히 우리 외할머니는 농사를 지으시는데 많이 걱정하시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만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번 추석이 많이 이른 편이었나 봐요? 날씨도 너무나 덥고(남부지방 기준) 감이 아직 익지를 않아서 저는 많이 서운했어요 ㅜ_ㅜ 밤이랑 감을 기대하고 간 시골이었는데 말이죠.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1939년생, 그러니까 71세신 외할머니가 이런 말까지 하셨어요.
추석 때도 이렇게 더운 건 머리털나고 처음이여~

저는 곧 포스팅을 하겠지만 9월 20일 월요일 오후 5시쯤에 서울에서 구례로 내려갔어요. 그래서 12시 즈음에 도착을 했지요. 그래서 수도권의 비 피해를 전혀... 실감하지는 못했다는. 가끔씩 이슬비 내리는 정도였고, 대부분의 날씨가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였지요. 그래서 '아- 내려오길 잘했다!' 하는 마음이 컸지요. 그렇게 있는데 22일 수요일 아침에 뉴스 아래창에 뜹디다. 뭐가요? 아주 낯익은 우리 학교가요!

MBC뉴스(2010년 9월 22일 수요일)
어제 이렇게 수도권에 갑자기 내린 폭우로 곳곳에 붕괴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중략)
명륜동 성균관대 후문 인근 산에서도 산사태로 산책로가 부서지는 등 곳곳에서 붕괴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추석 기준 6시간이나 걸릴만큼 떨어져 있는 서울 소식을 들으니 반가웠지만 걱정도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요. 내 몸은 이 곳에 있는데요 뭘. 제 자리에서 충실하게 놀고, 먹고, 일하고, 보다가 다음 주 월요일에 학교를 오랜만에 등교!
점심먹으러 친구랑 후문 쪽으로 내려오는데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확인해봐야겠다!
그런데 뉴스를 제대로 듣지 않아서 저는 '후문 인근 산'이 붕괴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후문'이 붕괴되었다고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계단은 그대로고 후문 근처가 그렇더라고요. 아래는 참담한 실상입니당..

▲적절한 사진. '성대 후문'이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 때 호우로 난리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인사캠에서는 오래된 나무도 쓰러지고 문화재에도 피해를 입혔다고 하고요, 수원에 위치한 자과캠에서는 나무가 뽑히고 종합운동장 펜스도 무너졌다죠? 제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보다 더 많은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흠흠. 기후와 문화 수강생이었던 사람으로서 앞으로 비가 정말 자주 오고, 우울한 날씨가 자주 찾아올텐데 심히 걱정이 아닐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