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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과외.

카프카에스크 2011. 8. 30. 22:53




 "뚜레주르 주말 오전. 동네에서 하는 거니까 괜찮아 보이는데? 게다가 난 못말리는 빵순이잖아! 대학로 토-즈 알바?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심하지 않아 재미있을 것 같아. 무엇을 할까."

 불과 4일 전까지만 해도 내가 계속 하던 생각들이다. 이번 학기부터는 용돈은 물론이고 등록금까지 엄마께 손 안 벌리고 스스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정기적인 수입원이 절실했다. 평일엔 학교 근처에서, 주말은 집 근처가 좋을 것 같았다. 매일매일 할 수는 없고 일주일에 한 4일 정도는 알바와 함께라면 괜찮겠지. 이런 생각을 갖고서. 근데 주위 사람들도 그렇고 집에 올라오신 아빠도 과외가 어떻겠냐고 그러신다. 아빠 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예전에 루쉬까 언니가 인터넷으로 구하면 된다길래 '과외'라고 네이버 창에 쳤다. 그리고 가장 먼저 나오는 사이트 들어갔다. 와 우리 동네에서 과외를 원하는 인간들이 뭐 그리 많은지. 이곳이 노-다지(No touch)구나! 신나게 엄카로 긁었다. 6개월에 약 3만 정도?

 그렇게 8월 27일 밤, 그러니까 3일 전. 과외를 구했다.

 밤 12시에 나의 정보를 한 줄도 안 되게 짤막하게 올렸는데 찜이 왔다. 아빠가 "밤 늦게 누가 문자를 보내?"라고 물으셨는데 찜 자동 문자였다. 그 아인 고3이고 논술쌤을 구하고 있었다!!!!!!

 문자로, 그리고 전화로 이것저것 얘기한 후 친구랑 같이 받을 거고, 수시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능은 두 달 남았고 수시는 한 달 남았다. 뙇!!!!!!!!!!!!!!!! 난 30일인 오늘 처음 만남이 있기까지 심각한 중압감에 시달렸다. 고3 현역시절에도 알아보지 않았던 수시 논술 정보를 찾아보질 않나.(본인은 정시 합격. 논술 봤음) 동국대 수시 1차 논술도 보고(요샌 영어 지문도 나온다).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진리들이 판치는 논술 원칙. 허덕허덕... 내 과외 비슷한 경험은 트레이닝밖에 없는데....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더 이상 쓸 맛이 안 난다. 결론은 아이들은 티없이 순수하고 착하고... 첫 제자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너무 착하기도 하고 난 어리바리한 대학생 선생님이니까 한 달 비용만 받고 수시 논술 종료될 때까지(근 두달) 다 봐주기로 했고 그 한 달 받는 비용마저 아이들이 '너무 조금 받는 거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낮게 받는다. 이 정도면 빵집 시급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수시 한 달 남은 수험생처럼 공부해야겠다. 시험 보면 붙을 정도로 ㅋㅋㅋㅋ 이번 주 금요일에는 중앙대와 경기대 2010 논술을 본다. 얘들아 파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