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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산다

알듯 말듯 따뜻했던 사랑이 필요해







울고 싶어. 무슨 일 있냐고? 아니, 오히려 무슨 일이 너무 없어. 요즘은 눈물을 흘릴 일이 없어. 예전엔 걸핏하면 울곤 했던 기억이 나. 비틀즈의 'Let it be'를 처음 들은 초등학교 3학년의 그 밤, 그 멜로디와 느낌이 슬퍼서 울었어. 책을 보고 슬픈 이야기가 있음 읽는 내내 눈이 따갑도록 울었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나 사랑의 학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눈물 쏟기에 제격. (원래 영상물엔 반응 안 해서 영화 보고 운 적은 아예 없지만...) 또 이런 게 아니더라도 그냥 자기 전에 여러 생각하다가 베게를 적시곤 했어. 근데 정말 눈물샘이 다 말라버린걸까. 그 무엇도 날 울리지 않네. 내 감정이 말라버린 걸까. 그 어떤 것도 내게 감흥을 주지 못하네. 예전보다 편하긴 해. 쓸데없는 감정에 휩싸여 변덕 부릴 일도, 불편하게 눈 따가울 일도 없잖아. 그런데 너무 재미없어. 그냥 건조해서 눈이 뻑뻑하네! 가슴엔 응어리가 지는 것 같고.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는 어색하고 무덤덤해. 너의 옆에 항상 있을 때를 생각해. 그 때 모든 나날들은 놀라운 것 투성이었어. (후략)

결론은 너 없는 나는 사막.
이 척박한 땅에 물을 좀 주겠소?


십이십이사태가 일어난 지 31년 후 십이십이날에.
너의 영원한 나무가 되고픈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