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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산다

외출



정신없이 널려진 내 방처럼.





















어제부로 상당한 시간을 괴롭히던 과제를 끝냈다.
저 위의 혐오짤은 그 참혹했던 순간들의 증언이다.


내가 원하는 건 자유인. 초점 안 맞았다. 다시 찍어야지. 내가 튜닝한 펜과 바슐라르의 책이다.



















시험기간은 이제 시작이라지만
나에겐 아무 상관할 바가 아닌 것 같다.

이건 좀 큰일이다.
기업 취직, 회사원 등은 덮어놓고 혐오한다.
적당히 해야 돼는데.
나는 뭘 해야 할까.

이런 소리는 나중에 제대로 생각해보기로 하고.


여하간 엄마랑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자린고비 모녀가 뭘 믿고?


알흠다운 서울씨리 시끄러운 삼십만!



















이게 있잖아.
그렇다.
명동에 가서 리뷰 이벤트 당첨금을 받아왔다.

받으러 가기 전 관심사는 어느 백화점의 상품권이냐였다.
명동엔 롯데와 신세계가 있으니 그 둘 중 어느 하나로 사료됐다.
친구와 농담으로, 지역 백화점 아냐
(예를 들어 전설의 의정부 진로백화점)라는 말을 주고받았었지.

결과는 현대백화점. 이거 은근 뒷통수 치는 반전이다.
우리 엄마가 싫어하는 현대백화점이다.
다른 데보다 비싸다나? 뭐라나.


폐인 생활을 청산하는 시발점이라 신경을 쓰기로 했다.
못하는 아이라인도 그려보고 엄동설한에 구두를 신는다.
나, 알고보면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때 전혀 관심 없다가
대학교 입학이 결정된 때부터 패션지를 매달 사서 봤다.
그런데 일년 정도 그러다가 지금은 그마저도 안 한다.
내딴엔 기본 룰은 통달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들에게도 그렇게 으스댄다. 개소리지 뭐. 무시해라.





요즘 내 머리는 닐리리야를 부르고 있다.
아주 지 맘대로 노는 꼴이 가관일세.
꼭 미용실에서 관리를 받아야 하는가.
감당할 수 없어 성장한 미용산업이 이를 종용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회의를 자주 갖는데, 답은 역시나 관리해야된다.
이런. 도무지 멋이 안 난다.

그나마 머리 감고 고데기로 앞머리를 말아주었더니
인상적인 앞머리가 탄생했다.
포세이돈이 삼지창을 들고 파도를 일으킨 것 같다.
(이 비유 쓰려고 '포세이돈 창' 검색까지 했다.
포세이돈과 바다는 생각나는데 정확히 쓰려고. 아 부지런한 나. 쓰담쓰담.)

 



정갈한 소매.
사진에 대해 자평하자면, 디에쎄랄 부럽잖은 똑딱이라 하겠다.
개소리 연타 미안하다.

그리고 너무 작아 쓸데없는 가죽 가방.
이럴 때 아님 언제 매나.





저 신발은 꽤나 비싼 신발이다.
저것은 고등학교 때 내가 무슨 헐렁한 표어 공모전에서 상을 타
마찬가지로 백화점 상품권 30만원을 받아 산 것이다.
엄마가 홀랑 잡수셔서 사오셨다.
(오해 마시길. 울엄마는 명품에 이상하리만치 욕심이 없는 분이다
이걸 깔끔한 성격이라 해야 할까 심심하다고 해야 할까.)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는 말이 있다.
아니 지금 상황엔 개발에 편자라는 말이 어울리겠군.
딱 그 꼴이다.
어디서 봤는데 양말이 중요하댄다.
양말에 신경쓰는 이들을 보면 약간 변태같기도 하지만 변태면 뭐 어떠랴.
이러다 돼질걸.(마찬가지로 명제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멋을 내 본다.
결론은?
발이 얼어 죽는 줄 알았다.


2010, 수족냉증의 화려한 부활이 시작된다.
털부츠를 사야긴 하는데 그 뭉툭한 꼴이 여간 뵈기싫은게 아니다.
그런데 타협점을 찾았다.
엄마를 잠깐 기다린 방학 홈플러스에서 끈어그를 발견했다.
시간이 없어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다시 찾아가리라.

부산스럽게 준비하고 엄마를 방학에서 만나,
전에 갔었던 대문 한정식집을 또 갔고,
현대백화점에서 실컷 코트를 봤다.

엄마 코트를 사려 한건데, 이왕이면 나도 같이 입으려 했다.
울 엄마는 밝은 옷이 어울리는데 관리가 어렵다고 사지 않으신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베이지 색이면서 카라에 털이 달린,
여성스럽고도 부티나는 걸 골라드리려 했다.
여러 곳 봤는데 울 엄마의 짧은 신체 때문에(...) 긴 것 제끼고,
크로커다일에서 엄마 맘에 드는 걸 발견하긴 했는데
아주 잡다하게 디자인이 되어 있는데 너무 싫었다.
내가 고집부려서 그것도 못 사고 허탕.
아 역시 백화점은 남쪽으로...
그리곤 이마트에 들러 장을 보곤 집에 왔다.
넉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