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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둥지를 틀어

 

이 블로그에는 텅 빈 2년이 있다. 그동안 나는 화학적으로 몹시 변했다. 내가 부단히 내가 되는 동안 이 공간은 아무런 간섭을 할 수 없었다. 다시 적고 싶어졌을 때 흔쾌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이제 보니 그 빈 칸을 무시하고 접붙인다는 것이 불가능해보인다. 네가 싫은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볼게. 먼저 옛 취향의 블로그 대문이 싫어. 나는 더 이상 찐파랑 물건을 사모으지 않아. 그리고 재기발랄이라는 단어에도 흥미를 잃었어. 두 번째. 위드블로그라는 회사의 캠페인에 종속된 콘텐츠들이 싫어. 다소 치욕적이야. 게임도 아닌 걸 게임처럼 했네. 이전에 네이버 지식in 내공 쌓기를 방학 내내 게임처럼 했던 적이 있다. 별스러운 취미였지. 세 번째. 오글거려... 그럼에도 떠나기를 망설이는 이유는 이것 또한 나임을 아니까. 그리고 귀찮아. 난 노트북이 망가져서 개인 용무로 컴퓨터할 충분한 시간이 없거든요. 이게 다 별 거 아닌데. 아마 저는 외롭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