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3.01.27 01:50






얼마 전 머리카락을 확 쳤다. 인간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한다. 일상에 불만있냐. 옆집 아저씨~ 빡빡 대머리~ 님들이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고리타분하다 못해 구린 농을 던진다. 그런데 아닌 말은 아니라. 1월에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일기를 매일 써서 그런가. 고민들을 얼마간 흘려보내지 않을 수 있었다. 다정도 병인 양하여,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생각도 많은데. '그래! 이걸 해야겠다!'싶은 게 좀 생겨서. 결과적으로 또 돈 안 되는 일들을 결심해버린 형국인데. 뭐 난 아직 5년 더 '쓸데없이' 살아도 된다. 실험 중.


오늘은 좀 집에만 있고 싶었다. 그러나 효녀 코슾흐레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마님 영화 보고 싶다신 말씀에 이 몸 친히 같이 가 드림. '깨시민들의 힐링 무비' 레미제라블. 대부분 호평 일색이나 혹자는 맨 중의 맨 노래가 아쉽고, 긴 러닝타임 내내 노래로 끌다보니 지루하다. 뭐 요런 시크한 트윗들을 날려서 그런 거 맘 졸이며 지켜보았지만 내겐 그저 좋기만 했다. 여성으로서 기분 나쁜 지점이 몇 있었지만 그것은 영화 차원의 문젠 아니니까. 확실히 이야기 단위가 많긴 했지만 뭐 좀 더 끌리는 부분 취사선택 할 수도 있고 뭐 괜찮았다. 역시 서사에 다소 둔감한 본인.


냉혈한 본인답게 눈물 한 방울 흘리진 않았으나(영화관 가면 정말 의아행) 눈물을 머금긴 했다.[각주:1] 특히 자베르가 싸늘한 시체가 된 꼬마 혁명군의 가슴에 자신의 계급장을 달아줄 때. 내가 움직이는 포인트는 항상 이런 식. 완고한, 철옹성같은 인물이 특정 사건이나 인물로 인해 무너질 때. ㅋㅋ[각주:2] 변태인가. 눼눼ㅐ 변태입니다. 여하간 평소라면 생각도 못할 실마리를 많이 던져줬당. 먼저 연애에 대한 것. 아직도 그 여름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지나간 것을 되돌릴 순 없지만 다음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 그리고 그 2주간의 일들이 새삼 엄청 소중한 기억이란 걸 알았다. 두 번째로 좡발좡의 천로역정. 얼마 전에 헬스하면서 김미경 쇼인가. 그런 대중강연 프로그램을 또 봤는데 좡발좡은 그런데 나가면 방청객들 놀라 나자빠지는 소리가 가득할거다. 숱한 고행에 저 인간의 멘탈은 얼마나 ㄷ단단할 것인가 가늠해보았다. 나도 저렇게 멘탈 단련을 해야지(즉, 쓸데없는 짓 하면서 고생해야지) 라는 생각을 함.


레미제라블 보기 전에 윤리학 보고서인가 하는 한국 영화 예고편을 봤다. 레미제라블 보고 나오면서 그 영화는 왜 그렇게 촌스럽도록 직설적이어야만 했는지 생각했다. 레미제라블이 이렇게 멋지게 다 한 얘기인걸... 악인이 있는가? 이 말 말야. 


레미제라블이 던져 준 것. 어쨌든 머리에 총 맞은 것처럼(!) 한동안 움직일 수도 없을만큼 때린 게 많았는데. 점점 몰입하는 나 자신을 지켜보며 이 영화의 대중성이 어디서 왔는가 생각하며,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과, 예전에 놀았던 것들. ㅆㅏ잡아서. 아 졸려 뭐라는거야. 블로그 다시 하기 글렀군. 성의없어. 트위터는 당분간 끊어본다.






  1. 본디 눈물은 많은 처자라. 그러나 영상을 보곤 잘 울지 않는다. 글에 비해 상상의 여지가 적어서라고 추정하고 있다. [본문으로]
  2. 변태는 아닐테고. 이러한 포인트에 움직이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먼저 완고한, 철옹성같은 자베르형 인물에 대한 연민이 깔려 있다. 사람이 고집과 신념을 갖는 것은 뭔가 겪었기 때문. 자베르는 감옥에서 태어나 범죄, 법에 대한 강박적 관념을 형성. 세상에 악인이라고 불릴만치 완고한 인간들은 대개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 듯. 그러나 결국 그들을 탓할 건 없고 시스템(시발 모든 악의 근원, 마법의 단어) 문제.ㅋㅋㅋㅋㅋ... 그러나 이러한 인간도 다른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면 바뀔 수가 있는 건데. 그 역할을 꼬마 혁명군이 해냈다. 와우. 어린이 너 또한 마법의 해결책. [본문으로]

Posted by 카프카에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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