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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축제, 시장

낙원시장을 아세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 대형마트'











서울!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도시인가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서울에 사시는 분, 즉 seoulite도 계실 거고
저처럼 서울 근교에 살면서 서울을 주요 무대로 살아가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아니면 다른 지역에 사시면서 서울에 가족이나 친한 친구를 둔 분도 분명 있으실 거에요.
이처럼 서울에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의미를 굳이 부여하지 않아도
모든 이들에게 서울은 나름의 기억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도시일 거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거의 경기도에서 학교-집-동네를 오가다 살았는데요.
서울은 친척네 갈 때, 병원 갈 때 빼고는 잘 가지 않았었고요.
그러다 수능이 끝나고 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 갔던 광화문 교보문고는 서울의 이미지와 비슷했어요.
입구에서 처음 본 만화경처럼 복잡하고 혼란스럽지만 어쩐지 넋을 놓고 바라보는 것.
지금은 리모델링해서 다르지만 그땐 천장이 거울같이 되어 있어 더욱 느낌이 독특했었죠.
연말이었는데, 다들 다이어리를 전투적으로 고르는 모습을 보고 소비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같았죠.
지금은 뭐 그런 감상 할 것 없이 그냥 지친 표정으로 서울의 거리를 걷는 사람 중 하나가 되었지만요. 

혼잡한 아침의 출근길, 오늘도 지하철은 콩나물 시루.
물가는 왜 그리도 비싼지, 오늘도 예산 초과.
한 시간 반이 넘는 퇴근길에 오르며, 오늘도 버스에서 정신없이 존다.

그래서일까요? 세계 여러 나라의 여행서를 펴내는 <론리 플래닛> 'Seoul'편은
“무엇도 영원한 것이 없는 쓰러져가는 것들로 가득 찬 좌충우돌하는 이 도시"라는 표현으로
서울을 묘사했어요.

저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공감했었어요.
종로의 낙원시장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낙원상가,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에요.
종로 3가 요충지에 위치해있지요.
악기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여기를 지나가셨을 거에요.
저도 통기타를 사기 위해 낙원상가에 왔었죠.

그러다가 악기 말고 낙원상가에 볼 일이 생긴 건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이후였어요.
낙원상가 4층에는 서울아트시네마가 있지요.
거기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박찬경 감독님 GV도 보았고요 >. <








아, 맞다. 그리고 낙원상가와 낙원동에 대한 인식은 두 가지 사건으로 달라졌어요.

#1.
먼저 사단법인 '내일의 도시(구 문화우리)'의 도시경관기록보존프로젝트, 즉 CT라는 게 있는데요.
거기서 2008년에 세운상가와 함께 낙원상가의 경관과 삶의 풍경을 다양한 시각 매체로 담아내는 작업을 했어요.
위에 있는 사진은 그 아카이빙 작업의 일환으로 남긴 사진 작업들이고요.
제가 학보사를 하면서 이 단체를 취재했었는데, 그래서 그 때 구매한 것이에요.
도시경관기록보존프로젝트의 설명글과 인터뷰를 통해 도시인문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죠.

#2.
두 번째는 영화 <종로의 기적>을 보고 난 이후였어요.
리뷰보기 : [문화는 정치!/영화] - 영화 <종로의 기적> :: 이건 분명 달달한 염장 연애물이야
이혁상 감독의 독립영화로 2011년 6월에 개봉한 이 작품은 종로구 낙원동(낙원상가가 위치한 지역)이
언제인가부터 게이  남성들을 위한 작은 낙원이 되었음을 밝히고,
이 무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게이 남성들의 끼스럽고 호방한 연애담을 그렸어요.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종로'라고 하면 정치 경제의 중심지로서 지배 관념을 생산하는 완고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낙원동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자 종로의 장소성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죠.
'창조도시'의 세 가지 요건 중 관용을 평가하는 요소로 '게이지수'가 있는데요.
딱딱한 줄만 알았던 종로가 그만큼 개방성을 품에 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 쯤 되면 낙원상가(낙원동) 차암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렇게 두 번 저를 놀래킨 종로구 낙원동 낙원상가.
이젠 조금 알겠구나. 안심해도 되겠구나. 싶었는데 아직도 제게 보여줄 게 남았더군요.
바로 낙원상가 지하에 전통시장이 있다는 사실!
여러분은 아셨나요?




저는 몰랐어요... 부끄러웠어요 정말...
위드블로그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에 낙원시장이 떡 하니 있더라고요.
완전 있다!없다! 수준이라고 생각했어요. 근처에 국밥 싼 데도 많고 떡도 맛있는데 전통시장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나름대로 전통시장에 관심 많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고,
종로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봐요 흐규흐규



그.래.서! 이렇게 낙원시장을 알리기 위해 4개의 포스팅으로 여러분을 만나뵙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 내일로 여행 중이라 통영의 찜질방인데도 말이죠!
(여행 오기 전에 미리 탐방은 끝냈죠. 후후. 그때 찍어놓은 사진으로 포스팅 중입니다)
단순히 존재를 몰라봤다는 미안함에 낙원시장을 포스팅하는 건 아니고요.
각종 관광지와 문화유산이 인접해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사랑받을만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데이트코스나 외국인 친구 데려가기에도 손색없겠구요.
낙원상가의 역사적 가치만큼이나 낙원시장 또한 조명받을 가치가 있단 걸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었거든요.
지하에 시장 있다는 것도 살짝 신기해서... 

이번이 세 번째 포스팅이고,
① 낙원시장의 맛집 일미식당 포스팅
② 제가 내일로 여행 간식을 산 수입식품 전문점 상신상회 추천 포스팅에 이어
이번 포스팅은 낙원시장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기, 둘러보기 등이고요.
④ 번째는 낙원쁼딍에서의 유니크한 데이트 코스를 소개해드릴 예정이에요.



그럼 종로 지하 탐험! 설레요!









재미있는 일이 가득한 곳, 종로3가입니다!
종로3가는 출구도 많아서 사진을 찍은 이 곳은 낙원상가랑은 좀 걸려요...
신비한 지하시장 낙원시장의 마력은 이 때부터 뻗친건지,
낙원상가 가기로 마음먹어 놓고선 학교를 갔다는...
덕분에 다시 찾아오느라 배고파서 힘들었지요.







낙원상가는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 근처에 있지롱!
인사동과 바로 인접해있습니다.








지나다니다 세운상가도 봤어요.
낙원상가와 같이 한국 근대의 산물이지요!










조-기 낙원악기상가가 보이시나요?
이 때 전에 한 번 밤에 탐방을 갔더니 지하에 있는 낙원시장이 무서워 도망치듯 나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날은 살짝 흥분이 감돌았습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안 되니까요.









저번이랑은 다른 출구로 들어갔는데요(낙원상가는 출구가 여러 개!)
이렇게 시장물건들이 앞에 쌓ㅇ있었습니다.
모두 좋은 산지에서 공수된 싱싱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들입니다.
밤과 달리 이 모습에서도 활기가 돌아 마음이 누그러졌지요.








문이 열리네요 ♪ 그대가 보이네요 ♬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바로 달려간 곳은 일미식당.
시장에 활기도 꽤 돌고, 일미식당은 줄을 계속 설 정도로 붐벼 마음이 또 누그러졌어요.
사실 밤에 낙원시장을 마주했을 때는 너무도 어둡고 정적이 돌아 걱정이 많이 되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땐 파하기 직전이었나봐요.
생각보다 사랑을 받고 있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탐방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일상의 축제, 시장] - 식객도 놓쳤다! 낙원에 꼭꼭 숨은 종로 맛집, <일미식당> 청국장












지하시장이라기에 모습을 궁금해하셨을 분들을 위한 컷!
지하라 조명이 낮에도 밝다는 것 빼고는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다만 몇 가지 이색적이었던 게 있었을 뿐이죠. 차차 보시죠.











아니 의사양반 그게 무슨 소리? 지하에 미용실이 있다니?
농수산물 공산품은 물론 뷰우티 서어비스까지 제공하는 첨단 단지 낙원상가입니다.










아니 의사양반 그게 무슨 소리? 시장에 악기가 있다니?
누가 낙원악기상가 밑층 아니랄까봐... 여기가 지하 방공호가 아니라 악기상가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피아노와 피아노 의자, 기타 악기들이 한 켠에 쌓여 있었습니다.
시장 가에 노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곳을 활용한 듯 보입니다.









세월의 흔적.
최근 다운받은 포토샵 브러시에는 일부러 저런 효과를 내기 위한 게 있습디다.
낙원시장은 역사도 오래된만큼 빈티지한 포인트가 가득합니다.
이런 거 사진으로 찍으셔도 재미있겠죠.
즈는 발로 찍었지만요..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상점은 이렇게 폐업하고 창고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빛나고 있는 알전구가 애처롭습니다.
본래의 쓰임을 다 하지 못하고 빛으로 울고 있네요.









색색의 대야들이 가득합니다. 사진을 찍으니 정말 예뻤는데요.
낙원시장이 근방 상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상점에서 쓸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깐깐한 상인들이 구매해 갈 정도면 싸고 질 좋다는 것 아닐까요?









일미식당 근처엔 큰 정육점이 있었어요.








지난 번에 소개해드린 상신상회의 수입과자 외에 우리나라 식료품들도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간장, 식초, 물엿, 참기름 대용량들이 예쁘게 열맞춰 진열되어 있네요.







제게 떡집 추천(종로떡집)을 해 주셨던 신발가게 아주머니!
신발이 무척이나 예쁘게 진열되어 있어 양해를 구하고 한 컷 !
종로구 신사 숙녀 여러분들의 감성입니다.









커피믹스가 100개에 1만 2천 원입니다.
대형마트 부럽지 않은 물량공세!
근처 사무실 직원분들은 주목하시라...








낙원상가 부근 식당의 불맛은 우리가 책임진다!
부탄까스네요.








거품기를 장치로 혼란스러움을 표현해봤습니다.









제가 여러 귀여운 식기들을 구입한 낙원상회입니다.
사진 찍는다니까 쿨하게 안 될 것 없지! 하시던 멋쟁이 주인분이 계세요.








다양한 용도의 식기들이 어지러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천장엔 솔과 바구니가.








미러볼 느낌이 나는 스테인리스 찜기입니다.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정열의 빨강이 매혹적인 프라이팬도 여러 개 보이네요.








마알갛게 씻은 얼굴을 내밀고 있는 다양한 그릇들.









그 중에서도 저는 저 가운데 세 칸 그릇이 눈에 뜨이더군요.
모 외제차 브랜드 로고같기도 한 것이...(어처구니 없는 농담 죄송해요)
다양한 반찬을 깔끔하게 덜어먹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모든 음식을 먹는 데 양조절이 안 되어 걱정하던 차에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를 담아 먹을 막걸리잔이  포개어져 있더라고요.
엄마랑 저 마시게 두 개 사려고 하다가,
밥그릇으로 먹으면 되지 뭐하러 이런 걸 사냐고 혼내시며 엄마가 밥그릇을 던지실 것 같아
그냥 제 것만 하나 사왔습니다.
엄마도 갖고 싶다고 하면 하나 더 사러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요.. ㅎ.ㅎ








이렇게나 많은 그릇과 식기들이 있는걸요!
다른 시장과 차별화된 사진을 담기 위해 그릇을 많이 찍었지만
지하에서 혼자 보기엔 아까운 싱싱한 과일과 생선, 채소들이 그득하답니다.








종로 신사숙녀들을 위한 화장실도 이렇게 있답니다.
디자인이나 구조는 옛날 학교 화장실을 연상하게 하지만
매우 깨끗해서 놀랐습니다.









제가 산 그릇들이어요.
가장 왼 쪽의 금색 막걸리잔만 1,500원이고 나머지는 1,000원입니다.
막걸리랑 맥주만 마시는 제게 막걸리는 가장 좋아하는 술이기에,
무엇을 먹든 마시든 그것을 담는  그릇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샀습니다.
흰 색 세 칸 그릇은 양에 맞는 식생활을 도와 줄 친구이고요.
모순적이게도 통닭에 소스를 찍억기 편한 패밀리레스토랑 스타일의 소스통도 샀어요.









낙원시장을 나가는 통로에서 찍은 건데요.
낙원시장은 이처럼 인사동, 낙원동, 관훈동, 안국동 등 종로의  요지에 위치해 있답니다.
교통도 편리하고 물건도 좋고 역사도 멋진 낙원시장 탐방하시고 즐기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