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간답게 살자/냠냠

나누미떡볶이에 관한 소고



어제 저녁에 떡볶이가 너무너무 먹고픈 겁니다. 근데 로동이 끝나자마자 수업 때문에 수원엘 내려가야했고, 앉아서 밥 먹을 시간 따위 없었습니다. 뛰어가도 모자란 판에... 그러나 연이은 강의 때문에 점심도 대충 때웠던 저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한다 생각했지요. 그래서 나누미 떡볶이, 일명 HOT 떡볶이로 불리는 그 맛난 떡볶이를 2500원 어치, 즉 1인분 싸가지고 수원 가는 길에 올랐지요.

지하철에서는 공공 예절 상 손도 못 대고, 사당에서 수원을 가는 학교 셔틀버스에 타서야 떡볶이를 뜯었습니다. 사실 버스에서도 그러면 안 되지만, 맨~ 뒷좌석, 창문 빼꼼 열어두고 먹었으니 어느 정도 마음의 짐을 덜고... 이쑤시개로 하나 콕 찔러 입 안에 넣는데 그 쫄깃쫄깃한 쌀떡의 식감이며 매콤하니 맛좋은 양념의 맛이 얼마나 좋던지요. 이렇게 혼자 먹어 본 것은 처음인지라 먹으면 먹을수록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죠.

첫째, 양이 꽤나 많다 이겁니다.
둘째, 생각보다 매우 맵다 이거요.
셋째, 계속 먹다 보면 많이 달기도 합니다.


이 모든 새로운 깨달음은 아까 말씀 드렸지만 '혼자 먹은 것'에 기인합니다. 항상 2인 이상이 가서 먹거나 대량 포장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었습니다. 약육강식, 속도경쟁의 떡볶이 섭취 경쟁에서 양이 많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부족하면 부족했지... 그리고 떡볶이 먹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떡볶이 친구들입니다. 주로 순대를 먹었지만 김밥도, 어묵도 궁합이 환상입니다. 예네들에 떡볶이 양념을 폭! 찍어 먹으면 그 둘이 얼마나 잘 맞는 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는 새에 맵다는 건 못 느낍니다. 말린, 그러나 싱싱한 파가 송송 썰려 있고 김까지 잠겨 있는 어묵 국물을 마시면... 근데 얘만 먹으니까 질리기도 하고, 매워서 꼭지가 돌아버릴 것 같고(매운 걸 원래 잘 못 먹어요), 너무나 달다고 느껴지기도 합디다.

역시 혼자는 안 된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