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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치!/음반

W&Whale의 화끈한 일렉트로닉 곡예, Circussss









 더블유앤웨일의 신보 소식을 듣고 그냥 지나칠쏘냐. 그동안 인터넷에 더블유앤웨일의 언급만 보이면 새로운 음반이 나온 줄 알고 열혈 검색을 해 봤지만 항상 드라마 OST에 참여한 것이었다. 정말 목말랐다. 트위터를 관심있는 기관이나 인물의 동향을 알기 위한 통로로 활용하게 되면서 자연히 플럭서스 뮤지션들을 팔로우했고, 배영준님과 웨일님도 연결지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배영준님은 결혼을 하셨고. 그래서 트위터 잘 하지도 못 하는 내가 '결혼도 하셨으니 이제 음반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랑 예찬이 흘러나올 거라 기대한다'는 뉘앙스의 멘션(?)까지 날렸었다. 인터넷으로 곡을 들어보지 않고 Circusss 라는 이름이라는 사실만 알곤 영풍문고 음반 파트로 가서 겟!





만 오백 원! 총 6곡의 곡이 들어있는 것 치고는 내게 높은 가격이라 느껴졌으나, 단 한 곡일지라도 그들의 노래는 내게 1억 5천겹 이상의 감흥을 주기에 망설임 없이 결제! 엄카(엄마카드)도 아닌 본인의 롹스타카드로!!!





 파격성은 음악을 듣기 전부터 감지할 수 있었다. 일부 인터넷 언론사들이 이들의 새 음반 컨셉에 대해서 폭력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물론 일부 언론들이 장기적인 맥락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뮤비는 아직 감상하지 못했는데 웨일 언니의 트위터에 올라온 뮤비 촬영현장은 '음산'했다는. ㅎㅎㅎ 4 멤버들의 각 자켓 사진을 찍어 봤으니 감상하시라.

 특히 웨일 언니는 같은 여자가 봐도 느므 멋지다. 게다가 지금 언니가 한 금발 + 짧은 소년 컷트는 내가 1달 전 쯤만 해도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머리가 아닌가. 대학생인 지금, 직장을 갖기 전에 미친 척 하고 머리에 일낼 기회는 이제 마지막이라 꼭 평범하지 않은 머리를 해 보고 싶다. 근데 금발은 머릿결이 확 상한다고 하고 난 언니처럼 살결이 희지 않기 때문에 ..... 아마 꿈에만 그칠 듯. 대리만족이라도 하자. 나날이 예뻐지는 웨일언니. 빨강 립스틱이 너무 잘 어울려요.
 뽀로로 모자(?)를 쓴 배영준 님의 모습 왜 이렇게 귀여운 지 ㅋㅋ 상훈 님은 조금 살이 찌신 듯...






1. Burlesque

솜털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처럼 하얗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기대했건만..... 그 어느 때보다 화끈하고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 코나 때부터 이전까지의 음반들이 일렉트로닉 + 팝의 감성을 적절히 혼합하여 한국적인 일렉트로닉의 서정성, 대중성을 추구했다면 이번 음반은 좀 더 그들이 하고 싶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실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준 님의 결혼이 난 이 음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상당히 주목한 사람이었는데, 사랑을 예찬하는 게 아니라면, 과연 결혼 때문에 좀 더 안정되어 본격적으로 자신의 나래를 펴는 그런 흐름인건가? 그들이 좀 더 방방 뛰고 제대로 놀고 있다는 생각에 듣는 나마저 뭔가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2. C'mon Yo!

오지 않은 내일보다는 오늘에 충실하자. '매일 행복해' 더블유앤웨일식 위로는 항상 이렇게 두둑한 베짱을 예찬하고 게으름에 권력을 부여한다. 이래서 내가 더블유앤웨일을 좋아합니다..... 이건 나의 삶의 태도와도 많이 닮아있기 때문에. '일단은 저질러보자!!; 우물쭈물하지 말고 여기 와서 놀아! 춤추자! 오직 너와 나의 인생을 위해! 삶이 최고.... 뭐 이런 식? 샌님들은 꿈에도 모를 이야기.





3. 소녀 곡예사

소년과 소년은 이들의 가장 달콤한 뮤즈인 듯. 그래서 언제는 소년/녀였던 모든 이들은 더블유앤웨일의 노래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다만 영화 <고양이>에도 나왔다던 이 '소녀 곡예사'는 참혹한 현실에 물들어버린 슬픈 자화상이다. 인생이란 한 방의 서커스. 이 곡에서 보컬 웨일은 차라리 소녀 곡예사로 빙의된 듯 보인다. 좀 더 다채로워지고 실험적인 웨일 양의 보컬! 힘이 실렸고 농익은 기교. 짧게 자르고 탈색한 파격적인 머리카락만큼이나 눈부신 성장을 보였다. 트위터에서 엿볼 수 있는 그녀는 스펀지같다.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음악적 지층을 두텁게 할 뿐 아니라, 뭔갈 항상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는. 지난 2년간의 공백이 매우 목마른 시간이었음을 증명하듯 다채로운 시도와 그들만의 색깔을 잘 녹여낸 이 앨범.


4. 소년 마법사

이 곡과 관련하여 꼭 찾아들으셔야 할 곡은 W의 '소년세계'이다. 웨일 양이 보컬로 합류하기 이전에 발매된 음반인데 이 음반을 가장 자주 듣는다. ㅋㅋㅋ 교보문고에 하나 남은 걸 살라고 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남친이 계산해줬어... ^ ㅠ ^ 아무튼 이 곡은 소년세계와 비슷하게 여린 소년들에 대한 최고의 위로들. 위 3곡의 강력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서 벗어나 어쿠스틱 멜로디가 심신에 평화를 전해 주는 곡이다. 풋풋한 사랑.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의 주고 받기식 어울림. 어우름은 더블유앤웨일의 특기이다. 나지막이 읊조리는 보컬은 사실 웨일 양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5.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밤과 낮의 대결 구도는 감성과 이성, 욕구와 의무의 대립 구도와 꼭 같다. 그래서 밤은 판타지의 주 무대가 된다. 이 곡은 그래서 가장 더블유앤웨일스러운 제목을 뽑아내셨다 생각한다. 아가씨에 대한 위로이기도 한가? 밤이 짧은데 왜 걸으라는 건지, 아직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곱씹어봐야 할 곡이당.


6. Break it down

오랜만에 찾아 온 더블유앤웨일과 함께 한 6곡 동안의 음악 여행의 마지막. 곡예와 마법으로 채워진 이 여행을 함께 한 동반자들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는 듯이 마지막엔 빈틈없이 완벽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중독적인 후렴구. 가만 들어보면 팅팅스 the ting ting를 웨일 양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기도.. 예전에 공연에서 Shut up and let me go도 멋지게 불렀었거든. 암튼 그들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더욱 잘 어울리는 개성있는 보컬로 거듭난 웨일양, 이 음반 최고의 수혜자 ! 짝짝.










Thanks to를 주목하시라. 영준님은 '모두 지현에게'라고 하시는데.... 지현이 그의 마누라임은 안 알아봐도 알겠다.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 ㅠ ^ 항상 웨일양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많다. 더블유앤웨일의 공연을 갔다가 싸인까지 받아 온 1집 CD를 소장하고 있는데, 내가 가장 즐겨듣는 음반이다. 그런데 앨범 속지가 너무 두꺼워서 상처가 많이 났다. 곡도 많이 담아서.... 더 담고 싶었는데 많이 추린거라는.... 아직 듣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