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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산다

포토샵으로 증명사진 DIY하던 중-사진의 주체는 누규?


예전에 학보에서 증명사진이 필요했을 때였다.
이전에 학교 앞에 있는 '신명스튜디오-사진 찍는 집'에서 찍은 증명사진이 남아있긴 했지만 6장에 만 원이나 주고 찍은 사진이라 한 장 내기도 아까웠다. 뿐만 아니라 달라진 머리스타일이며 빠진 얼굴살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참에 하나 또 찍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너무나 아깝고, 증명사진 한 번 찍는데 얼마인가! 만 원이나 한다구. 그렇게 왔다갔다 하는 찰나 후배놈이 그냥 아무 사진이나 주면 만들어주겠다기에 교정기 낀 날 찍은 사진을 줬고, 일반 4*6 용지에 인터넷으로 인화신청해서 160원에(-_-) 만들어줬다.

물론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밝기도 엉망, 배경도 엉망이었지만 그 경험은 가히 충격. 그러니까 이 말은 그럴듯하게 찍은 사진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라는 것 아닌가!

그러한 좋은 느낌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나, 지금 주민등록증과 학생증이 없다. 학생증은 분실한 지 1년이 지난 것 같다. 학생증 대체는 모바일학생증으로 해 왔고(휴대전화가 꺼지면 참말로 골치아파진다) 민증 대체는 여권으로;;(고작 태국 4박 5일 다녀와서 만든, 요긴하게 썼지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기분 만끽했다) 했다. 그런데 그렇게 탱자탱자 편하게 살아온 내게 티스토리는 일깨워준다.

"정말 지송한데.. 님아 제한적 본인 확인이 안되염ㅋ 민증 발급일자랑 보내쉠!"

요망한 티스토리놈, 내가 너 좋아한다고 이러기냐? 튕기니까 매력있다 치자 그래. 민증이 없는 나는 돈없는 빚쟁이처럼 메일을 무시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운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켕기는 것이 있어 어서 만드려고 한다. 학생증과 민증이 없어서 불편했던 것은 단지 삼도 2층의 자료실에서 DVD를 빌려볼 수 없었다는 것 뿐인데.(모바일 학생증으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실물의 카드를 담보로 맡기고 디비디와 헤드폰 등 기타 용품을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

마침 나에겐 SMA에서 수업 마지막 때 찍은 독사진이 있었다. 그걸 피디님께 수요일날 받았다.

요 놈을 어떻게 하면 된댔더라! 포토샵을 요즘 가끔 켤 정도로 친해진(?) 나는 인터넷의 지령에 따라
(아주 깔끔하게 지령을 준 고마운 사이트-제 컴퓨터에서는 참고 사진이 안 나오네요. 그래도 무리 없습니다!) 포토샵을 요리조리 만지며 사진을 잘랐당! 아이 뿌듯해. (검색어 : 증명사진 만드는 법)

그런데 뭔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바로 증명사진의 적절한 프로포션을 모르겠는 것이다. 어깨는 어느 정도로 나오면 좋은지, 사진의 중심은 코에 위치하는 게 맞는지, 어깨 옆 여백은 나오지 않는게 맞겠지? 하는 일련의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내가 이제까지 살면서 찍은 증명사진들을 나열하면서 이를 탐구해봤으나, 나는 모호한 감이 아니라 정확한 설명을 알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남들한테도 말해 주지.

그래서 '증명사진 잘 찍는 법'을 검색했다.
나는 증명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는건지, 사진가의 입장에서 방법론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연하게도 세상에는 증명사진관 아저씨/아줌마보다 일반인이 많다.
또한 증명사진관 아저씨/아줌마는 잘 찍는 법을 검색할 필요가 없다. 왜냐고? 다 아니까!
그래서 엉뚱하게도 내가 얻은 검색 결과는


요런 놈이었던 것이다. 화장법, 각도, 의상 등......
의도와는 이역만리 멀어진 검색결과를 황망히 쳐다보던 중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은 찍히는 거면서 왜 찍는다고 하지?
사진찍기라는 것은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찍는다고 말한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것인가. 주체의 개념이 없어서 좋다.

그러고보니 고등학교 중학교 때 영어 배울 때 '찍다'의 여러 뜻 요렇게 배운 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