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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멋대로 산다

메추리알로 계란프라이 비슷한 걸 해먹어봤니



요새는 방학인데 뭘 하는 게 없어가지고는
집에서 혼자 밥을 해 먹어야 할 때가 많아.
학기 중엔 매일 외식으로 거하게 먹었고(스파게티나 고기 위주로)
잡다한 길거리 음식도 아주 충분하게 쳐먹었기 때문에
집에 붙어서 굼벵이 마냥 움츠리고 있는
요새는 오히려 살이 찌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도 해.

이날도 어김없이 해가 중천에 떠서 일어나가지곤
주린 배를 움켜쥐고 나만의 점심을 해먹으려고 했어.
그런데 계란이 없는거야 이런!
요리 따위 관심없는 나에게 계란프라이와 스팸 한 조각은 빛이요 소금이거든.
급한대로 엄마에게 SOS 문자를 날려봤지만
주방 베란다에 있다는 무책임한 말씀 뿐,
누가 모르냐고. 그러니까 주방 베란다 어디냐는 말씀?

할 수 없지, 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불쌍하게도 메추리알이 눈에 뜨인거야.
너는 오늘 제삿날이다 싶었지.
그렇게 해서 메추리 4마리가 이승을 하직했다는, 그런 얘기.





그렇게 해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