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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축제, 시장

여선생VS여제자, 그들이 벌이는 서울풍물시장 만 원의 행복!








 
탐방일자 | 2012.01.13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Seoul Folk Flea Market

영원한 것은 없다 생각하지는 말아요. 서울풍물시장 안에 남은 기억을 믿어요.




② 여선생VS여제자, 그들이 벌이는 서울풍물시장 만 원의 행복!
이만 원이 훌쩍 넘어버린 그들의 승부, 승자는 여러분이 결정해줘요.

 



서울풍물시장, 그저 구경만 하고 계시나요? 세상 유일무이한 물건들이 보석처럼 널려있는 서울풍물시장. 추억과 시간이 쌓인 물건들 속에서 심사숙고하여 원래부터 내 것이었던 양 꼭 맞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만큼 보람찬 일은 없겠죠? 깨끗이 닦고 세탁한다면야 세컨드-핸드 제품에 거부감 가질 일 없는 저같은 사람은 선택의 범위가 넓습니다. 행여나 당신이 남이 쓰던 물건에 관련한 미신을 가지고 있거나(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유달리 깔끔하신 분이라도 좋습니다. 서울풍물시장엔 합리적 가격의 새 물건들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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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VS여제자 
서울풍물시장 만 원의 행복!






아직도 구매가 고민되신다고요? 그럼 저희가 산 물품들이나 소비 행태를 좀 보시겠어요? 서울풍물시장을 보다 재밌게 즐기기 위하여 저는 선미와 일종의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름하야 '서울풍물시장 만 원의 행복'입니다.




                게임의 규칙


- 일단 만 원을 준비합니다(여유금이 있으시면 더욱 좋아요).
- 스마트폰을 지니고 계시다면 '만 원으로 일주일 나기'라는 어플을 다운 받습니다. 물품과 가격을 확인하고 성공/실패를 구분하기 위함입니다.
- 각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뿔뿔이 흩어져 쇼핑에 열중합니다. 뭘 사야 하냐는 선미에게 '네가 필요한 거 아무거나!'라고 했고 덧붙여 '그냥 누가 봐도 잘 샀다' 할 만한 걸 사라고 했습니다.
- 미아 되기 싫으시면 다시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해 놓고 헤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3시 40분 1층과 2층 사이 통로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게임 참가자 소개 


저희 색동 자켓과 선글라스, 챙이 넓은 모자는 서울풍물시장에서 잠시 협찬해주셨습니다. 간지 털리죠. 멋지죠. 야마가타트윅스터 님이 입을만한 옷이라고 생각하고 각자 입어 보았습니다. 선미는 제가 필름카메라로 찍어주었고 제 사진은 안타깝게도 좋지 않은 화질에 좋지 않은 포즈라 비교되지만 그냥 봐 주세요.



여제자






이름은 선미고요. 현재 수능이 끝난 고3입니다. 시간 많을 때죠. ㅋㅋ 건축 쪽에 관심이 있으며 가우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어릴 때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한 덕에 토속적인 취향을 자랑하며 입맛도 그렇습니다. 착하고 배려 깊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순발력이 뛰어납니다. 왜냐면 애들을 잘 놀리기 때문이죠. 서울풍물시장은 아예 처음입니다. 벼룩시장 쇼핑도 처음입니다.



여선생






포즈 죄송합니다. 저는 이 블로그 주인입니다. 대학교 졸업이 머잖았는데 저런 포즈를 하고 돌아다니고 있네요. 전 천재입니다! 는 집어치우고 전 음.. 제가 제 소개를 하려니 뻘쭘한데. 벼룩시장은 다녀본 지 오래 되지는 않았습니다. 2년도 안 된 것 같고요. 생각해보니 어릴 때 친구들과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와 서로 판매하는 일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항상 이익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뼈 속부터 고수입니다. 그렇습니다. 전 잘난척의 천재입니다.



                결과 공개


앞서 말한 어플을 통해 여선생과 여제자가 각각 무엇을 얼마에 구매했는지 결과부터 공개하겠습니다.





여제자(좌)/여선생(우)









일단 둘의 결과에서 눈여겨 볼 것은 모두 만 원의 한도를 초과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일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만 원은 상징적은 금액일 뿐 여유금을 더 챙기는 것을 절대적으로 추천합니다. 여제자는 2만 원을 썼고, 여선생은 2만 2천 원을 썼군요. 1원은 덤 가방인데 0원 추가가 안 되어서 1원으로 했습니다. 어플도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걸 아는데 이건 웬일인지. 어떤 걸 샀는지 자세히 뜯어봅시다.




                너희들 뭘 샀니



여제자







여제자는 착합니다.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쓰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 동생, 그리고 자신을 위한 장갑 네 켤레를 샀습니다. 색깔도 다 다릅니다. 쥐색, 회색, 갈색, 검정 이렇게 네 가족이 네 장갑을 사이좋게 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 새 상품을 샀습니다. 개당 5천 원으로 폭발적으로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이 정도면 잘 산 것 같습니다. 꽤나 따뜻한 소재입니다. 아직 세컨드-핸드 제품을 사기 어려운 초심자에게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원래는 아버지를 위한 니트나 어머니를 위한 선글라스를 고민했지만 그건 모두 비쌌습니다.




여선생





여선생은 욕심쟁이입니다. 총 세 가지 물품을 돈 주고 샀는데(한 가지는 덤) 모두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엄마도 함께 쓸 수 있긴 합니다. 진짜 그냥 탐방 겸 해서 손해봐도 다양하게 사려고 했는데 심하게 잘 사서 당황하지만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우선 키치한 느낌이 드는 손목시계입니다. 아래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많고 많은 시계 중 눈에 뜨이는 시계였습니다. 오천 원이면 막 폭발적으로 싸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보물을 건지기 위해 들여다봤는데요. 인물이 있길래 누군지 궁금해서 아저씨께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누군지 모른다면서 시계약을 갈아주겠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산다고 말도 안 했는데요... 그래도 90년대 스타일의 시계 얼굴(문자판)과 아저씨의 친절함이 마음에 들어 구매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나중에 뜯어 보니 꽤 프레임도 깔끔하고 예쁘며 제가 좋아하는 파랑색 줄이라 괜찮습니다. 게다가 노란색으로 테두리가 둘러져 있어 감각적입니다. 이 인물은 아직도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시계 뒷면엔 92년 1월이라는 날짜와 함께 누군가의 서명이 적혀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씨가 아닌가 고민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저씨 말마따나 홍콩 배우인 것 같은데요. 2층에 있습니다.




가방들을 구매한 곳은 모두 여기 한 곳입니다. 이것 또한 2층입니다. 서울풍물시장 특징이 점포형식이라 물건이 쌓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위 사진도 보면 여러 물건들이 잡다하게 쌓여 있습니다. 그래도 겉에는 몇 개 주력상품들을 걸어놓으시긴 하셨지만 아저씨도 모르는 물품들이 안에 있습니다. 그런 걸 잘 고르면 득템한 겁니다. 가방은 비싸니까 전 그냥 훑어볼 요량으로 보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이것 저것 추천해주셨습니다. 장사가 얼마짼데 좋은 물건을 정말 잘 알아보십니다. 그래서 제게 아래와 같은 예쁜 색깔의 통가죽 가방을 만 원에 주셨다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아 정말 곱죠? 색도 곱고 오른쪽에 자국 좀 몇 개 난 것 빼고는 깨끗하고 상태도 좋습니다. 게다가 크게 무겁지 않지만 견고한 통가죽입니다. 실용적이게도 끈이 길어서 어깨에 매고 다니기 좋습니다. 공간도 넓어 전공 서적을 몇 권 넣어도 끄떡없습니다. 앞에 잡다한 것을 넣을 주머니도 두 개나 있군요. 만 원이라는 게 믿어지십니까? 아저씨는 절 더러 '학생이 돈이 어딨어' 하면서 싸게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전 이제 멋을 부리기보다는 책을 들고 다니며 공부해야 할 4학년이므로 가벼운 가방을 눈독들이고 있었습니다. 엄마도 일 하시면 가벼운 가방을 보조가방으로 챙기곤 하시죠. 그런데 낙하산의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이 모 브랜드의 가벼운 가방(진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도 만 원에 주신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분명 선미와 한 번 돌아볼 때 2만 원이라고 하셔서 나쁘지 않은 가격에 고민했던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고자 했지만 이미 시계와 가방을 산 터라 주머니엔 7천 원 밖에 없었지요. 돈 뽑아 오겠다니깐 아저씨는 그냥 그것만 달라고 하셨습니다;;; 팔아줬으니 싸게 주겠다는 것이었지요.




거기에 구겨지긴 했지만 색깔이 정말 예쁜 작은 가방 하나도 덤으로 주셨습니다. 소재도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으나 아저씨 왈, 제가 매면 모 명품처럼 보일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명품 이름은 제가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ㅋㅋㅋㅋ 저렇게 작은 가방이 제 거대한 몸뚱이에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모양을 잡아줘야 겠지만 어쨌든 대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쇼핑이었습니다 ..

집에 가서 엄마한테 자랑했더니 그만 좀 사다날르라고 하십니다.










①2012/01/19 - [일상의 축제, 시장] - 서울풍물시장 먹자투어 : 배고픈 영혼이여 빨강동으로!